집단적노동관계법 - 직단적노동관계법의 변천

1. 집단적 노동관계법 정부수립 전

1) 노동운동의 형성과 특수성

 우리나라에서 임금노동은 17~18세기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임금노동의 형성을 기반으로 외래자본의 침입에 대한 반발과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해 19세기말에 이미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노동쟁의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임금노동은 신분적인 예속의 상태 아래에서 이루어졌으며 대체로 하나의 사업장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본주의에서의 임금노동과 구분됩니다. 아울러 19세기말부터 1910년에 걸친 노동운동은 비조직적이고 산발적이어서 근대적인 노동운동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민지 상황에서 산업사회와 근로관계가 형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생산수단 특히 자본과 사업을 일제가 거의 독점한 가운데 노동운동이 전개되는 특수한 성격을 갖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동운동은 독립운동으로서의 성격을 아울러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적인 독립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개발독재의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노동운동이 투쟁성을 띠는 전통을 갖게 하고 노동입법도 같은 맥락 아래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2) 미군정시기의 노동입법

 1945년부터 1947년까지의 미국의 군정시기에, 민주주의정책의 일환으로 새로운 노동입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기에 공산주의계열의 노동조합전국평의회와 민족주의계열의 대한독립노동 총연맹이 결성되었습니다. 이 둘은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격한 투쟁의 중심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입법적으로는 미군정법령 제19호로 노무의 보호에 관한 법령이 공포되어 노동쟁의의 처리를 위하여 노동조정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미군정법령 제97호로 노동정책 및 노동부설치에 관한 법령이 공포되었으며 상대적으로 노동운동이 자유롭게 허용되었습니다.

 미군정시기에 와서 근대적 내용을 가진 최초의 노동법이 제정되었다는 점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노동법령은 당시 남한 현실에는 적합하지 않은 미국 노동법령을 직수입함으로써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시기의 노동입법은 노동기본권의 보장보다는 군정의 행정적인 필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2. 집단적 노동관계법의 정부수립시기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집단적 노동관계법의 입법은 제헌헌법 제18조 제1항이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노동기본권으로 선언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이 조항을 근거로 해서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및 노동위원회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제정 집단적노동관계법들은 맥아더군정의 노동정책에 따라 제정된 일본노동법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전체적인 법체계 특히 단체협약에 대한 법이론은 대륙법적인 전통에 기초를 둡니다. 반면에 부당노동행위제도, 냉각기간제도, 노동위원회제도 등은 미국의 제도를 계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3. 집단적노동관계법의 경제안보 우선시기

 제정 집단적 노동관계법은 1963년에 최초로 개정된 후 경제성장과 국가안보를 위해 산업평화를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반면에 개별적 근로관계법은 이러한 제약에 대한 보상의 차원에서 근로자의 권리를 부분적으로 신장해 왔습니다.

 

1) 제3공화국의 노동입법

 정부수립 후 산업화에 관한 정책방향이 정해짐에 따라 노동정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1961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였습니다.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주도하여 다음 해 국민투표로 개정된 제3공화국헌법은 이익균점권을 삭제하고 공무원의 노동 3권을 제한하는 등 노사관계를 규제하였습니다.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추진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 3공화국헌법은, 그 자체로만 보면, 노동3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훼손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사관계의 규제라고 하는 방향성을 기초로 해서 집단적노동관계법이 노동3권을 크게 위축시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으며, 12월 16일에 보완적인 개정이 있었습니다. 이후 10년 동안 집단적 노동관계법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조정에 관한 임시특례법이 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를 겪지 않습니다.

 

2) 유신정권의 노동입법

 군사정권은 국가정책을 안보우선주의로 전환하는 유신체제를 구축하면서 제4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하고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공포하여 제9조에서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을 규제했습니다. 이어서 유신헌법을 공포하여 노동기본권을 보장한 헌법 제29조를 개정함으로써 노동 3권은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보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국가 지방자치단체 국영기업체 공익사업체 또는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이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게 했습니다.